임종체험이 교양필수…대구가톨릭대 과목 화제

관리자

2010-05-31 | 조회 2719

임종체험이 교양필수…대구가톨릭대 과목 화제


“유언장을 쓰고 캄캄한 관(棺) 속에 누워 지난 삶을 반성했습니다.”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소병욱) 학생들이 유언장을 쓰고 관에 들어가 죽음을 맞이하는 임종체험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몸을 제대로 펼 수도 없는 좁은 관 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감사할 줄 아는 성숙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대는 이번 학기부터 교양필수 과목인 ‘참 삶의 길’(2학점) 수강생들이 임종체험과 장애체험 중 하나를 선택해 이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2200여명의 수강생들은 정규수업시간에 임종체험과 장애체험 프로그램을 매주 화, 목요일 오후 정규수업시간 외에 실시된다.

학생들은 죽음에 대한 동영상자료를 본 뒤 자신의 유언장을 직접 쓴다. 이후 삼베로 만든 수의를 입고 촛불 아래서 유언장을 낭독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다.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을 속상하게 했던 일, 다른 사람을 속였던 일, 학업에 소홀했던 점 등을 뉘우친다.

그리고 입관. 폭 60㎝, 높이 40㎝, 길이 2m 정도의 좁고 캄캄한 관 속에 누우면 ‘후회 없는 삶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야지’라는 마음이 생긴다.

정인영(여·22·식품영양학과 4년)씨는 “유언장을 작성하면서 지금 죽는다고 생각하니 가장 먼저 가족들 얼굴이 떠올랐다”며 “임종체험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줬고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는 대구가톨릭대 평생교육원 웰-다잉과정 유동열(60) 교수는 “임종체험을 한 많은 학생들이 하루하루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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